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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에어]황우석과 '제보자'

2004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는 사상 최초로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논문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더 놀라운 발표가 이어진다. 환자맞춤형 인간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 11종을 성공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때의 설렘은 아직도 생생하다. 장애인들은 물론이고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도 얼마든지 회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인간이 드디어 질병의 고통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때가 왔다며 기뻐했다. 언론도 신이 나 하루가 멀다고 황 전 교수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다. 황 전 교수가 이렇게 한창 잘나가던 시절 그를 취재한 적이 있다. 미국을 방문할 일이 있었던 황 전 교수가 한 한인단체의 초청을 받아들여 LA에 온 것이다. 그날 자리를 메운 청중들은 황 전 교수의 겸손하고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매료됐다. 그는 감동에 젖어 있는 청중들을 향해 더 열심히 해 반드시 난치병을 정복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그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쫓으며 행사 내내 인터뷰 기회를 노렸지만 겨우 명함만 얻어 왔다. 사무실에 돌아와 명함에 적힌 주소로 이메일을 보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 다음에 또 LA에 오게 되면 꼭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부탁과 함께 앞으로의 연구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내용이었을 것이다. 며칠 후 놀랍게도 황 전 교수로부터 답장이 왔다. 한국에 잘 도착해 연구를 다시 시작했고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기회가 된다면 인터뷰를 하겠다고 말했다. 읽어만 줘도 좋겠다고 쓴 메일에 답장까지 받으니 황송했다. 이렇게 세밀한 것까지 챙기니 성공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며 기회가 생길 때마다 주위에 그의 칭찬을 늘어놨다. 물론 줄기세포 복제가 조작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기 전까지…. 최근 '제보자'라는 영화를 보았다. 이른바 '황우석 스캔들'을 모티브로 제작된 작품이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픽션'임을 밝혔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10년 전의 기억들이 되살아났다. 영화 속에서 줄기세포 권위자 이장환 박사는 자신이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이유는 난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기 위해서라며 휠체어를 탄 환자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린다. 이 박사의 연구 진위여부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그가 기자들을 관리하기 위해 언론사 담당기자 1명당 관리 인력을 따로 두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난다. 지난달 JTBC 뉴스룸에 이 영화를 만든 임순례 감독이 출연해 손석희 앵커와 인터뷰를 했다. "영화화하기 참 쉽지 않았을 소재였을 것"이라는 손 앵커의 질문에 "여전히 민감한 소재이지만 10년 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스캔들의 진실을 밝히고자 한 언론인과 제보자가 겪어야 했던 위험에 비하면 잠시 논란에 중심에 서는 것은 망설이면 안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진실과 국익 중 어떤 것이 먼저인지에 대해서는 주저 없이 "100번을 대답해도 진실이 먼저"라고 말했다. 황 전 교수는 지난 10년간 법정 공방을 벌여 오다 지난 2월 대법원으로부터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실을 숨기고 연구비를 횡령한 혐의에 대한 유죄확정 판결을 받았다. 진실의 가치를 아는 용기있는 제보자와 언론이 없었다면 아직도 우리는 황 전 교수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속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부 소 현 JTBC LA특파원.차장

2014-11-17

""리비아서 1500억 연구 추진"…황우석 비밀리에 프로젝트 진행중

최근 리비아를 다녀온 황우석(59·사진) 전 서울대(수의학과) 교수가 리비아 정부와 1500억원 규모의 연구 과제를 추진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황 전 교수가 원장으로 있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 현상환(충북대 교수) 자문교수 단장은 27일 “그동안 리비아와 비밀리에 이런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현 교수에 따르면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은 리비아 정부가 지난해 발주한 ‘리비아 보건의료시스템 개선을 위한 5개년 과제’의 국제 입찰을 따냈다. 국제입찰에는 미국·독일·캐나다 등 5개국 업체가 참여했다. 수암생명공학연구원과 리비아 정부는 합의이행서를 교환하고, 지난 20일 본 계약을 하려고 했으나 반정부 시위로 하지 못했다. 리비아 정부로부터 따낸 프로젝트에는 ▷리비아 보건의료시스템 전반에 대한 컨설팅 ▷줄기세포를 이용한 리비아 민족의 난치성 유전질환 치료법 연구 ▷범죄자 DNA 데이터베이스와 검색 시스템 구축 ▷대형 병원 건설과 지역 보건소 운영 시스템 구축 등이 포함돼 있다. 이번 계약을 위해 황우석 박사는 2004년부터 10여 차례 리비아를 방문했으며, 리비아 측에서도 한국을 다녀갔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카이로=송지영 통신원

2011-02-28

한국, 황우석 부활론 떠들썩

한국이 ‘황우석 부활론’으로 떠들썩하다. 황우석 박사가 세계 최초로 상업적 애완견 복제에 성공했다는 소식과 황우석 박사 관련 주식이 상승하면서 ‘황우석 부활론’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 2004~2006년의 ‘과장된 황우석 신화’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주 황우석 박사의 장모인 박영숙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비티캠이 우회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회사 제이콤이 상한가를 기록, 21일 2830원에서 23일 3735원까지 치솟았다. 황 박사의 증시 입성 창구로 거론되고 있는 에스티큐브 역시 상한가 행진을 하고있다. 인터넷에는 ‘황우석 박사의 재기’, ‘신화 부활’ 등의 제목이 달린 기사가 잔뜩 떠돌고 있다. 내용은 황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미국 바이오아트사의 의뢰로 아폴로그룹 존 스펄링 회장의 애완견 ‘미시(Missy)’의 체세포를 복제해 다섯 마리의 복제 강아지를 탄생시켰다는 것. ‘미라’, ‘친구’, ‘사랑’ 등 세 마리가 미국측에 인도돼 ABC TV에 출연했고, 유전자 검사결과 ‘미시’의 복제견이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기사가 인기를 끌고있다. 반면,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어디에도 ‘황우석 신화’의 부활을 짐작하게 하는 내용은 없다는 것. 일각에서는 황우석 박사의 최근 업적이 학문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물복제 기술이 조금 정밀해졌을 뿐 ‘신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이들은 “황우석 신화는 복제소 ‘영롱이’를 비롯한 동물복제 성과로 이뤄진 게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분위기에 휩쓸려 또 과장된 신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신화가 된 것은 2004년 세계 최초로 인간 체세포 복제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 성공하고, 난자제공자의 체세포에 한정됐던 배아줄기 세포 추출을 다른 사람의 체세포로 확대한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 때문이었지, 동물복제 성공은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다. 황우석 박사는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으로 2006년 3월 파면된 이후 재판에만 참석했을 뿐 외부와 연락을 끊고 지냈다. 지인들의 말에 따르면, 황우석 박사는 당시 자신을 따르던 20여명의 서울대 연구원(현재 35명)과 함께 서울대 실험실을 떠나 그해 7월 서울 구로동의 한 건물에 전세를 얻어 간이 실험실을 꾸렸다. 그러나 서울시내에서의 동물실험이 어려워 경기도 용인에 있는 친척의 농기구 창고를 실험실로 개조해 개 복제실험에 다시 착수했다. 농기구 창고의 먼지 때문에 연구가 더 이상 어렵게 되자 그 친척은 인근지역에 실험용 건물을 신축해줬고, 황 박사팀은 2007년 1월 초 이곳에 입주하면서 본격적인 실험에 돌입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수암연구원은 황 박사팀이 미시 프로젝트에 성공하기에 앞서 2007년 1월 `골든리트리버` 3마리를 복제했으며 의학연구용으로 널리 사용되는 비글종 개 복제에도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우석 박사의 기업 설립을 도운 측근이자 후원자인 박병수(56) 이사장은 성균관대 경영행정대학원·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서울대 최고산업전략과정 등을 수료했으며, 비영리 재단법인인 나라발전회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충남 당진군의 서야 중·고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정민학원의 이사도 맡고 있다. 1982년부터 10년간 지원산업 대표이사를, 1998년 외환은행 비상임이사를 지냈다. 박 이사장은 에이즈 백신 개발 회사인 스마젠에도 관여했다. 박 이사장은 현재 황 박사 관련 여부를 비롯한 모든 논란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심재훈 기자

2008-05-29

황우석 박사, 복제 프로젝트 성공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미국 연구진이 10년 전부터 시도하다 실패한 개 복제 프로젝트에 성공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이날 뉴욕타임스 보도와 수암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캘리포니아 소재 바이오기업인 바이오아트(BioArts)사는 이날 미국에서 10년전부터 추진 돼 온 `미시(Missy) 복제 프로젝트'를 한국의 황우석 박사가 주도하고 있는 수암바이오연구소 연구팀에서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시프로젝트는 미국 아폴로그룹의 회장이자 지네텍 세이빙스.클론(Genetic Savings & Clone)이라는 회사의 설립자인 존 스펄링 박사가 1998년 애완견인 `미시'를 복제해 달라며 230만 달러를 텍사스 A&M 대학에 기부하면서 알려졌다. 미시는 콜리(collie)와 시베리안 허스키(husky) 품종이 섞인 잡종이었다. 그동안 텍사스 A&M 대학 연구진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01년 고양이 복제(CopyCat)에 성공했으나 `미시'를 복제하는 데는 실패했으며 `미시'는 2002년 15살의 나이로 죽었다. 이런 가운데 존 스펄링 박사의 의붓아들인 루 호손씨는 최근 캘리포이나에 바이오아트사라는 바이오기업을 설립하고 지난해부터 수암바이오연구소측과 다시 미시 복제를 추진해왔다. 뉴욕타임스는 황 박사 연구팀이 지난해 12월에 미시의 첫 복제 개 `미라(Mira)'를 탄생시켰으며, 올해 2월에는 친구(Chin-Gu)와 사랑(Sarang)이를 각각 추가로 복제했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이 복제 개들이 캘리포니아립대(U.C 데이비스) 수의학 유전자연구소의 검사결과 복제 개로 확인됐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신문은 또 황 박사팀과 미시 개 복제에 성공한 바이오아트사가 다음달 18일부터 `개 복제 경매'를 실시할 것이라고도 보도했다. 개 복제 경매 시초가는 10만달러다. 바이오아트사는 만약 의뢰인이 복제개에 대해 일란성쌍생아에 해당하는 상당한 동일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에는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의 바이오기업 ACT사의 로바트란자 박사는 황 박사팀의 성과에 대해 혹평했다. 그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복제개란 당신이 집잃은 개 우리에 가서 알수 없는 동물을 하나 데려다가 양육하는 것과 같이 완전히 알 수 없는 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8-05-21

[발언대] 신정아와 황우석

20년전 대학시절 가짜 학생증을 가지고 대학 도서관에 몰래 들어 왔다가 진짜(?) 학생들에게 들켜서 도서관에서 끌려나오는 청년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모든 것을 체념하고 좌절한 그의 얼굴이 현재 뉴욕에 칩거하고 있는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얼굴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렇지만 본인은 엉뚱하게도(?) 신정아에게 공로상을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신정아에서 시작된 학력위조 관련 소동이 한국에서 두달이 지나도 끝날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으니 말이다. 그 파동이 문화계 방송계 예술계 교육계 연예계 종교계를 거쳐 재계로까지 번지고 있다. 곧 학력 확인 파동은 정계와 언론계로도 퍼질 전망이고 그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30여년 동안 가려졌던 허위 학위들을 이렇게 속 시원하게 파헤칠 수 있게 만든데는 신정아의 공로(?)가 혁혁하다.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엉터리 대학을 세우거나 엉터리 대학을 통해 한국의 정치인 공무원 교수 종교인들에게 고액의 수수료를 받고 엉터리 석사나 박사학위를 얹어주는 데 큰 공을 한 사람들이 적지않은 것으로 아는 데 요즘 간담이 서늘할 것으로 추측된다. 신정아가 걸리지 않았다면 장미희 김옥랑 윤석화 오미희 주영훈 등 수많은 엉터리 학사 석사 박사들은 지금도 얼굴에 웃음을 지으며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자신의 웹사이트나 온라인 프로필에 엉터리 학력이 실려있는 것을 알면서도 만족해하고 지낼 것이다. 황우석 박사의 허위 논문으로 인해 한국의 학계가 전세계에 망신을 당했다면 신정아는 한국의 학력지상주의와 허술한 학위 검증 시스템을 전세계에 드러나게 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그 누구는 문화계나 연예계의 경우 현장에서 검증된 실력만 있으면 됐지 학위가 왜 필요있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물론 실력도 없이 학위와 인맥만 가지고 버티는 사람들보다 실력이라도 있으면 낫다. 그렇지만 엉터리 학위도 검증할 수 없는 한국이 과연 실력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지 의문이다. 그리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려면 현장 실력뿐만 아니라 제대로 대학에서 배운 이론에 바탕을 둬서 이론과 실증 모두를 가르칠 수 있어야지 참다운 교수라고 본다. 지금이라도 신정아씨는 떳떳이 얼굴을 들고 한국에 귀국해서 "과연 누가 나한테 돌을 던지랴"고 외치면서 한국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정아 파이팅!!!

2007-08-29

[과학 에세이] 재조명 받는 '황우석'

지난 8월 2일자 인터넷에 게재된 셀 스템 셀(Cell Stem Cell) 연구 학술지에 '체세포.핵이식 줄기세포와 처녀생식 줄기세포 식별'이란 논문이 실렸다. 서울대 수의과대학으로부터 황우석 박사팀이 만든 줄기세포 NT1을 분양받아 하버드대학에서 김기태 박사를 포함 10사람의 공동 연구자들이 재검정 과정을 거친 끝에 나온 논문으로 처녀생식 줄기세포를 입증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하 뉴욕타임스는 '불신당한 줄기세포 연구 속에서 이뤄진 최초의 과학적 진실'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지난 3일 실었다. 즉 2년 전 황박사팀이 난자에서 수립된 1번 줄기세포는 처녀생식에서 추출된 생물학적 산물이었다는 결론이 내려졌고 이 인간 처녀생식 줄기세포 형성은 황박사팀이 성취한 세계적 업적이라고 보도했다. 논문 교신 저자인 데일리교수는 "최초로 처녀생식 줄기세포를 수립한 황 박사가 칭찬받지 못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처녀생식이란 정자 없이 난세포가 수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체세포가 분화하여 새 개체를 이루는 현상을 말한다. 벌 진딧물 물벼룩 등 곤충에서 처녀생식이 관찰되지만 포유동물에서는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한 뒤 그 수정란이 성체로 크는 양성생식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포유동물 처녀생식은 난자의 핵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전기충격을 가하면 난자가 정자가 들어온 것으로 착각해 수정된 상태가 되는 것으로 이는 난자에서 핵을 제거해 체세포에서 떼어낸 핵을 넣어 전기충격을 주는 체세포복제와는 다른 것이다. 현재까지 처녀생식 줄기세포 추출은 동물 중 쥐와 원숭이에서 성공했을 뿐 인간 처녀생식 줄기세포 수립은 황박사팀이 2004년도에 발표한 게 처음이었다. 오랜 세월 동안 과학자들은 핵치환 기술을 이용한 인간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연구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제 핵치환을 하지 않고도 처녀생식 기술을 통해 환자 맞춤형 환자 특정형 배아줄기세포를 수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처녀생식 줄기세포는 남성 체세포 이식 없이 난자로만 만들기 때문에 맞춤형 줄기세포는 자기 자신이 난자를 제공하게 되는 여성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심장이 손상된 여성 환자에게서 난자를 제공 받아 처녀생식 줄기세포를 만들고 그 줄기세포를 그 여성 심장에 거부반응 없이 이식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처녀생식을 이용하면 수정된 배아를 파괴하지 않고도 난자만으로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어 윤리적 논란에도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과학자들은 처녀생식 줄기세포를 위한 중앙은행을 만들어 유전적으로 특수한 줄기세포를 저장하는 방도를 연구하고 있다. 환자 맞춤형 또는 유전자적 치료에 알맞는 줄기세포를 만들어 불치적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예방에 유용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다. 미국 언론과 과학자들이 황우석 박사팀의 세계 최초 처녀생식 줄기세포에 대해 보내는 찬사와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처녀생식 전문가 브라나 박사가 "황 박사팀이 그들의 눈을 가리는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독창적인 발견을 인정 받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당시 서울대 행정당국의 현명치 못한 처사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비록 황박사팀이 과학자로서 데이터 조작으로 불신 받는 입장이지만 그들의 위대한 역사적 연구성과를 계속 키워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많은 불치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2007-08-13

'자일랜 신화' 김정실 소프트포럼 회장, 황우석 교수와 손잡나

은둔 연구활동중인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복귀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자일랜 신화'로 유명한 김정실 소프트포럼 인베스트먼트 회장과의 연대 가능성이 예상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가능성은 황 전 교수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는 수암재단의 박병수 이사장이 소프트포럼이 소유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업체 (주)에스켐의 지분을 인수한 것이 계기가 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박병수 이사장은 지난 28일(한국시간) 소프트포럼측과 (주)에스켐의 주식 85만주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주당 가격은 7030원으로 총 인수가격은 60억원에 이른다. 소프트포럼측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이날 공식계약을 마쳤다. 이같은 공시가 발표되자 코스닥에서 (주)에스켐의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주)에스켐은 합성수지 제조 업체로 소프트포럼은 2월초 전체 지분의 34%(218만주)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된 바 있다. (주)에스켐의 경영권은 수암재단의 박병수 이사장에게로 넘어가게 된다. 이번 계약이 관심을 끄는 것은 앞으로 (주)에스켐이 황우석 전 교수 연구활동을 위한 자금창구 역할은 물론 김정실 회장과 박병수 이사장이 제휴해 황 전 교수의 연구를 지원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소프트포럼의 한 관계자는 "김정실씨나 부군인 김상철 회장 모두 박병수 이사장과의 친분관계는 없었다"며 "그러나 이번 계약 과정에서 (주)에스켐을 바이오연구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 등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에스켐이 아무 잡음이 없는 투명한 기업이라 수암재단측이 지분인수를 결정한 것 같다"며 "양측은 앞으로 다양한 제휴관계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미 LA에 첨단보안장비 판매업체 소프트포럼 미주법인을 운영중인 소프트포럼측은 조만간 투자전문회사도 설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필 기자 kdpl@koreadaily.com

2007-02-28

포천 황우석박사 스캔들 사상 최대 과학 사기

경제전문지 포천이 황우석박사 스캔들을 역사상 가장 큰 과학계 사기사건으로 보도하며 그 원인이 한국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포천은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야기시킬 수 있는 줄기세포연구에 대한 사기 행각이 한국에서 아무런 간섭 없이 오랜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와 대중 미디어 산업계 등에서 황우석박사를 맹신 보호하고 있었으며 생명과학윤리에 대한 강령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했다. 지난 세기 급속한 산업화를 거친 한국이 이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세계에 드러낼 매개체가 필요한 상황에서 생명윤리 도덕성 등은 철저히 무시됐다는 것. 포천은 한국을 경제강국으로 이끈 자동차나 컴퓨터칩이 아니라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해방시킬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황박사는 이미 과학자가 아니라 '메시아' 정도로 추앙 받았다며 당시 걸음마수준이던 생명과학윤리에 대한 잣대마저 전혀 적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빨리빨리'를 중시하는 국민성 엄격한 위계질서 등도 황우석박사의 사기 행각을 도왔다는 것이 포천의 논리다. 빠른 결과를 원하는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황박사는 무리한 실험을 계속했고 상하 구분이 엄격한 실험실에서 황박사에게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연구원은 없었다는 것. 포천은 황우석박사 스캔들이 과학계의 자체 논문 심의기준을 강화하고 줄기세포 대체 연구를 활성화하는 작용을 했지만 최근 재개된 황박사의 줄기세포연구는 인간복제에 대한 윤리 문제를 다시 부각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지용 기자 jiyong@koreadaily.com

2006-12-22

[여기자의 창] 월드컵과 황우석

정말 월드컵의 진수는 지금부터지만 우리들에게는 폭풍은 지나갔다. 세계 언론은 새벽4시에 광화문 광장에 모여든 남녀노소 15만 인파를 보고 "축구경기 하나가 어떻게 이처럼 온국민을 일치 단결시킬 수 있냐"며 부러워했다. 또 응원모습을 지켜본 참가국들은 "다음엔 우리도 통일된 응원복을 입겠다"고 할 정도로 우리의 열기는 단연 1위였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조국에 대한 자부심' 리서치에서 한국이 조사대상국 34개국 중에서 최하위권인 31위로 나타나자 "그러면 너희들이 응원때 보여준 것은 무엇이냐?"며 다시 한 번 우리를 의아해했다. 태극기로 온 몸을 치장하고 가장 많은 응원부대가 독일까지 가서 '오 대한민국'을 외친 것은 도대체 뭐였냐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볼 때 지리적으로 강국에 둘러 싸여 오랫동안 약소국으로서의 서러움을 받아 오다가 1980년대 후반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국민소득이 세계 상위권이 되면서 선진대열에 들었다. 그래서 뭔가 세계에 우리의 달라진 입지를 내세우고 자랑하고 싶었고 월드컵 축구가 이것의 촉매역할이 된 것이다. 외국 언론이 "왜 월드컵때만 축구팬이냐"고 지적했고 "지금부터 경기의 묘미가 볼만한데 왜 한인들은 보지 않냐"고 의아해하듯이 우리는 축구자체엔 큰 관심이 없다. 국내 프로축구에 관중이 저조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다가 2002년 개최국이 됐고 기대치 않던 우리팀이 세계 축구 강국들을 누르고 4강을 하자 그때부터 월드컵 열기가 시작됐다. 우리들은 무의식중에 '이젠 강국임을 세계에 입증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는데 그 도화선을 축구에서 찾은 것이다. 올해초 샌디에이고에서 열렸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때도 우리가 4강을 했지만 관심이 축구만 못했던 이유는 참가국 수준이나 경기를 바라보는 열기가 월드컵처럼 '세계 최고'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올림픽에서도 은이나 동이 아닌 오로지 금메달만 중시하듯이 최고라는데 큰 의미를 둔다. 그래서 '세계'란 타이틀만 붙으면 온 국민이 열광하는데 지난번 황우석사건이 이를 잘 말해준다. 황박사가 국내에서 연구성과를 발표할 때는 관심없다가 '세계최초 복제소'(99년)를 만들고 나서부터 대통령을 비롯한 온국민이 '이제 우리도 제대로된 노벨수상국가가 될 수 있구나'하는 기대로 열광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국민의 열망에 최준식교수가 저서 '한국인에게도 문화는 있는가'에서 지적했듯이 '독특한 여성적 문화'가 큰 역할을 했다. 여성적 문화란 일단 '우리'라는 감정코드가 형성되면 신속하고 강하게 군중심리가 형성 무서운 뭉치는 힘을 발휘한다. '국가' 색체가 짙은 월드컵은 이같은 여성적 정서를 자극 '우리나라'라는 감정코드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결국 월드컵 열기는 사회학자가 지적하듯이 '우리도 이젠 선진대열에 설 자격을 갖췄음'을 세계속에서 확인받고 싶다는 강한 자부심의 또다른 표현이다. 따라서 과도기의 하나로 매우 긍정적 현상이다. 이같은 열기는 축구뿐아니라 가능한 모든 방면으로 계속 더욱 뜨겁게 전해져야 한다. 그러다보면 정말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으뜸으로 자랑할 만한 무엇인가가 나타나게 될 것이고 그때 조국에 대한 자부심은 저절로 생기게 된다.

2006-06-30

〈과학 에세이> 황우석 원천기술 계속 연구해야

김현영 팬실베이니아주 수의연구관 필자는 지난 5월 13일 뉴욕 Chris Chang 라디오 키워드 토요 토론에 패널리스트로 참여하여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논문조작에 관한 토론을 했다. 한국 검찰이 황우석박사 줄기세포 논문조작에 대하여 그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법과 생명윤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한 사실과 논문조작 자체에 대해서는 무혐의 결정이 내려진 것에 관한 찬반 토론이었다. 장장 2시간에 걸친 라디오 토론에는 참가자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토론 참여자들중 일부는 황교수가 저지른 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그에게 연구를 계속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황교수의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는 크게 나누어 핵이식체세포 복제-세포 분열을 통한 배반포형성- 줄기세포주 확립을 거친다. 그의 연구는 인간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후 체세포 핵을 대신 주입해 수정된 상태에서 5일정도까지 자라게 하여 30-40개의 세포로 분할된 배반포를 만드는데 성공하였으며 이 배반포 속에서 줄기세포로 분리되는 세포덩어리를 추출하여 시험접시에서 1차 초기줄기세포 배양까지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초기의 줄기세포를 계속 계대 배양하여 줄기세포주를 만들어야 하는데 황교수팀은 계대배양 과정에서 줄기세포주가 완전히 만들어질 것으로 믿고 마치 줄기세포주가 성공한 것처럼 논문을 조작해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이 연구과정에서 황교수 연구팀은 난자의 핵을 제거할 때 이른바 젓가락 기술을 이용한 미세조작으로 핵의 손상을 최소화시켜 성공률을 높이는 등 체세포 핵치환에 의한 복제배반포 제작 기술 즉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San Francisco Chronicle) 5월 6일자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대학을 비롯해 약 6개의 줄기세포연구소에서 황교수팀이 개발한 방법을 이용 사람의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 연구가 한참 진행 중이라고 한다. 그간 줄기세포 발전과정을 보면 1991년 처음으로 미국에서 쥐의 수정란 줄기세포주를 만든 이후 1995년에는 원숭이 수정란 줄기세포주 1998년엔 사람의 수정란 줄기세포주가 만들어졌다. 2005년 3월에는 커네티컷 대학에서 소의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주를 만들었다. 같은 해 8월에는 가장 힘들었던 복제개 스너피를 황교수 팀에서 만들었다. 이와 같이 복제 줄기세포연구가 계속 발전되어 왔기에 황우석교수의 원천기술은 더욱 신빙성이 있는 것이다. 황박사팀의 기술이 최고 수준임을 인정하고 연구를 계속되도록 해야 한다. 한국의 한 교육전문가는 "황 박사가 치명적인 학자적 실책을 저질렀지만 그의 연구중단은 막대한 국가적 손실이다. 우수한 인재를 잃어서는 안된다"고 논평하였다. 미국의 유명 신경 과학자인 에반 스나이더 박사는 지난12일 "황교수는 많은 기술을 가진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환자들을 걱정하는 과학자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줄기세포 권위자인 박세필 마리아병원 생명공학연구소장도 황교수팀은 세계 유일의 배아복제기술을 갖고 있으므로 그의 기술은 사장되지 말고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피력하였다. 뇌질환 척수수술에 있어 줄기세포 연구가 세계적으로 계속 이루어지고 있으며 척수질환에 대한 줄기세포 연구가 미국에서 곧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인간 줄기세포연구에 대한 반대가 계속 되어왔지만 2005년도 정부 보조 연구비가 무려 3700만 달러로서 이는 2004년도보다 60%나 증가한 것이다. 줄기세포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비록 황교수의 정직하지 못한 행동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한국인으로서 그에게 돌을 던질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번 황교수 사태는 성장하고 있는 한국과학이 세계적 과학으로 진일보하는 단계로 보아야 할 것이다.

2006-05-24

황우석 전 교수의 전문가 뺨친 돈 관리

63개 차명계좌 … 돈세탁·환치기까지 황우석 전 교수 줄기세포 조작 최종 수사 발표 #사례 1. 황우석 전 교수는 2004년 9월 돼지농장주 김모씨에게서 김씨 명의의 통장과 도장을 받았다. 이어 2004년 11월~2005년 4월 실험용 돼지 494마리를 구입한 것처럼 가짜 서류를 꾸며 서울대 수의대에 제출했다. 서울대 측은 과학기술부의 복제돼지 연구 지원금 1억9200여만원을 김씨 계좌로 송금했다. 황 전 교수는 곧바로 이 돈을 현금으로 빼내 자신과 타인 명의의 통장들에 분산 입금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이들 통장에서 2억원을 인출해 재미교포 강모씨에게 줬다. 지난해 11월 미국 현지에서 강씨에게 2억원을 직접 달러로 받았다. #사례 2. 2001년 9월 1일. 황 전 교수는 신산업전략연구원에서 연구비 명목으로 받은 4억7550만원을 은행에서 현금으로 인출했다. 곧바로 금융기관 4개 점포를 직접 돌아다니면서 수천만원씩 모두 1억2500만원을 자신이 관리하는 차명 계좌들에 분산 입금했다. 이듬해 1월 5개 농협 지점을 돌아다니며 수천만원씩 1억2200만원을 현금으로 뺐다. 손에는 현금을 넣을 수 있는 큰 가방이 들려 있었다. 이는 검찰이 12일 황 전 교수가 자금추적을 피하기 위해 연구비를 비밀리에 관리했다며 공개한 내용이다. 검찰 관계자는 "황 전 교수는 2001년 1월부터 약 4개월간 34회에 걸쳐 하루에도 수차례씩 금융기관 점포를 돌아다녔다"며 "이는 자금세탁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조사 결과 황 전 교수는 줄기세포 논문 조작을 통해 정부 지원금 1억9200여만원과 민간 지원금 26억4200만원 등 모두 28억3400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친인척.연구원 등 63개의 차명계좌가 동원됐다. ◆ 63개 차명계좌 동원=검찰에 따르면 황 전 교수는 자신 명의의 농협 계좌에 강의료, 회의수당, 연구 지원금뿐만 아니라 차명계좌에서 입금된 자금을 함께 섞어 이른바 '잡탕 통장'을 만든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다. 필요할 때마다 이 통장에서 돈을 현금으로 인출해 사용했다. 예컨대 황 전 교수는 2001년 3월 이 통장에서 3000만원을 빼 이병천 서울대 교수에게 송금했다. 검찰 관계자는 "황 전 교수는 '미국에 업무차 가던 이 교수에게 연구비 명목으로 줬다'고 주장하지만 이 교수는 생활비에 썼다"며 "이 돈은 신산업전략연구원이 지원한 재료비 명목이었다"고 설명했다. 2001년 8월엔 1400여만원을 인출해 후원금을 낸 대기업 인사들에 대한 선물 구입비로 썼고, 2004년엔 부인 명의의 자동차 구입 대금으로 2700만원을 사용했다. 또 2001년부터 5년간 여야 정치인 수십 명에게 후원금으로 5490만원을 줬다. 지난해 12월 논문 조작 사건 이후 자신에게 우호적이었던 연구원들에게 2억9000여만원을 나눠주기도 했다. 그는 또 2002년 2월~2005년 11월 연구원 53명의 통장.도장을 개인 비서에게 보관.관리토록 했으며, 이들 통장에 지급된 인건비 8억1662만원을 별도로 관리했다. 이는 연구비는 지급받는 사람의 계좌에 입금해야 한다는 서울대 연구비 관리 규정을 어긴 것이다. ◆ "줄기세포 우선권 주겠다"며 기업체 접근=황 전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 명목으로 기업체에 돈을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황 전 교수는 2005년 7월 SK에 "연구비 지원을 받고 싶으니 만나자"고 제안했다. 이어 "줄기세포가 상용화되면 SK에 유리한 기회를 주겠다"며 3년간 매년 10억원씩 지원받기로 약정했다. 이후 SK가 한국과학재단에 출연한 10억원을 개인통장에 넣은 뒤 지난해 11월 김선종 전 연구원에게 병원비 명목으로 2만 달러를 주는 등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는 농협에서도 10억원을 지원받았다. 가축의 난치병을 치료하는 등 축산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던 농협을 속인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SK 등이 논문 조작 사실을 몰랐다면 연구비를 지원하지 않았을 텐데 황 전 교수가 줄기세포 연구 성과가 모두 사실인 것처럼 행동했으므로 사기죄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하재식 기자 -------------------------------- 일그러진 영웅 … 사회 권위 큰 손상 황우석 사태가 남긴 것 '황우석 사태'가 12일 검찰 수사결과 발표로 매듭을 지었다. 지난해 11월 MBC PD수첩팀이 황우석 전 교수의 연구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불거진 지 반 년여 만이다. 그동안 폭로와 반전이 거듭된 진실게임이 이어졌고, 사회는 '황까'(황 전 교수 반대세력)와 '황빠'(지지세력)로 나뉘어 갈등을 빚기도 했다. 황우석 사태가 우리 사회에 남긴 것들을 짚어봤다. ◆ 우리 사회의 권위에 손상=지난해 딸(4)에게 황 전 교수 위인전을 사줬다는 김진수(39)씨는 "딸에게 황 전 교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가르쳤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오니 황당하다.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황우석 사태는 한국 사회에서 권위의 가치를 떨어뜨렸다. 청와대.정부.학계.언론 등이 '황우석 스타 만들기'의 공범으로 가담했기 때문이다. 고려대 김문조(사회학) 교수는 "소위 힘있고 위세가 센 곳들이 황우석 사태로 공정성과 전문성을 의심받았다. 이후 서로 상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과정에서 국민의 불신감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 "'줄기세포 없다'에 허탈"=많은 시민은 환자맞춤형 체세포 줄기세포가 처음부터 없었다는 사실에 허탈해했다. 또 황 전 교수가 논문을 조작해 거액의 연구비를 타냈다는 결과에 분노했다. 익명의 한 네티즌은 "너무나 서글프다. 국민이 그리도 소망했던 일이지만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어버렸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황 전 교수가 처음부터 끝까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거짓말로 국민을 속여왔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김문조 교수는 "황우석 사태로 우리 사회가 적당주의.성과주의.편법주의 등이 만연하다는 게 그대로 드러났다"며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고 이를 극복하는 대안을 모색할 때"라고 말했다. 황 전 교수 지지자 100여 명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황 전 교수 지지자들은 분신자살과 서울대 노정혜 연구처장 집단폭행(2월), 학술토론회 방해(3월), 자살위협(4월) 등을 통해 지지의사를 밝혀왔다. 상지대 홍성태(사회학) 교수는 이런 행동을 팬덤 현상으로 진단했다. M 스트레스 클리닉 오동재(신경정신) 원장은 "팬덤은 믿고자 하는 대상을 무조건적 관용과 맹목적인 신뢰로 옹호한다. 대상의 과오가 드러나더라도 자신이 갈망하는 메시지에만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황 전 박사 지지자 중엔 희귀.난치병 환자와 가족.회사원.자영업자.주부 등 다양한 집단이 포함됐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서울대 조사위 결과를 부정하며, 황 전 교수의 연구 재개와 교수 복직, 줄기세포의 원천기술과 특허권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 생명윤리 공론화 계기=황우석 사태에서 과학자의 연구성과물 검증은 과학자의 몫인데도 황 박사의 '학문 사기'가 언론과 검찰 등에 의해 밝혀진 것이다. 연구원이 불합리한 일이 있어도 연구책임자에게 당당하게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군대식 문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일부 소장 과학자들이 황 박사 연구의 문제점을 인터넷에 제기한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또 생명윤리 문제에 대한 사회 공론화의 계기가 됐다는 목소리도 있다. 서강대 이덕환(화학과) 교수는 "연구지원 방법을 투명하게 만드는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 로비나 끈끈한 인맥 대신 공정한 틀 안에서 경쟁하는 체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2006-05-12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연구 관련 세미나

신학적 의미 논의… 24·25일 GTU서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에 관한 세미나가 오는 24일(금)과 25일(토) 버클리연합신학대학원에서 열린다. 한국고등신학연구원(KIATS)이 주최하고 버클리연합신학대학원(GTU) 한인학생회, ‘신학과 과학연구소(CTNS)’가 후원하는 이번 세미나는 ‘종교와 과학, 그리고 한국 기독교’라는 주제로 배아 줄기세포 복제 연구와 이에 대한 신학적 의미를 논의한다. 한국고등신학연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4개월 동안 배아 줄기세포 복제연구에 관해 7차례의 심포지엄을 개최했으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종교와 과학의 관계를 심도 깊게 토의할 계획이다. 세미나 강사는 CTNS의 창설자 겸 소장인 로버트 러셀 박사(GTU 교수), ‘종교와 과학(Religion and Science)’ 저널의 공동 편집자인 테드 피터스 박사, 스탠퍼드대 배태일 박사, 베다니 대학의 윤구동 박사(조직신학 교수), KIATS 소장인 김재현 박사 등이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신학과 문화를 주제로 신학자들과 신학생들의 토의시간도 마련된다. 비서구인의 입장에서 신학함의 의미를 나누는 세미나에는 샌프란시스코신학대학(SFTS)의 박응천 교수(신약학), 아메리칸침례교신학교(ABSW)의 티모시 티싱 교수, LA 풀러신학교의 에드몬드 라자피마나소아 교수가 참여한다. 세미나를 준비중인 이두희 KIATS 북미서부지역 책임자는 한국 사회에서 현안이 되는 문제들에 대해 교회가 신학적으로 논의하고 성찰하여 책임있는 응답을 제시해보고자 이번 세미나를 준비하게됐다고 밝혔다. 문의(piusldh@yahoo.com) 이경숙 기자 사진설명 세미나 포스터

2006-02-16

J칼럼- ”황우석 교수 사태와 실수담”

서울대 자체 조사위에 의해 황우석 교수의 2004~2005년 배아줄기 세포 논문은 결국 조작된 것으로 판명났다. 필자는 지난 해 MBC-TV가 처음 문제를 제기했을 당시 황 교수를 두둔하는 칼럼을 쓴 바 있다. 결국 이것은 성급한 처사였고 실수였던 셈이다. 미국의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 와 황 교수의 그동안의 연구실적을 너무 과신한 탓이다. 필자는 서울 중앙일보 본사에서 25년을 보냈다. 서울에서의 일선 기자 시절 이번 황 교수 사건과 비슷한 사례를 두 번 경험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고국에서의 첫 번째는 교수의 말을 너무 신뢰한 나머지 실수를 저질렀고 두 번째는 속지 않았다. 사설과 칼럼을 맡은 이후지만 이번이 세 번째인 셈이다. 사례 하나. 지난 1989년 미 유타 대학의 플라이슈만과 폰즈 교수가 상온(常溫)에서 핵융합(核融合)을 실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언론이 경쟁적으로 보도에 나섰다. 미 의회가 예산 지원을 서둘렀고 대통령까지 수시로 보고 받았을 정도였다. 전 세계의 과학자들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인류의 오랜 꿈의 기술중 하나로 노벨상이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핵융합은 두개 이상의 원자핵이 충돌, 융합하는 것으로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발생해 수소폭탄의 원리가 되고 있다. 다만 핵융합을 시킬 때 섭씨 1억도 이상의 고온이 필요한 것이 큰 결점이다. 따라서 상온 즉 섭씨 25도 정도에서의 핵융합 기술이 개발된다면 인류의 에너지 문제는 전혀 걱정이 없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사실의 진위도 채 밝혀지기 전 우리 고국 모 대학과 연구기관의 두 학자가 자신들도 이와 동등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과 연구기관의 발표라 모든 언론과 학계에서 난리가 났다. 한국의 과학기술이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써댄 것이다. 필자도 부화뇌동(附和雷同)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유타 대학 플라이슈만과 폰즈 교수의 이 실험은 동료 교수들의 검증 결과 실제의 핵융합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타대는 곧 자체 조사위원회를 통해 사실을 확인, 두 교수를 제명처분하고 학계에 사과했다. 당시 우리 고국에서도 관계 학자들이 실험을 재연해본 결과 과장됐음을 확인해 커다란 해프닝으로 끝났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었다. 사례 둘. 지난 94년 K대학의 모 교수가 고온초전도(高溫超傳導) 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초전도란 금속이나 합금·반도체 등이 일정한 온도에서 전기저항과 자기장(磁氣場)이 제로(0)가 돼 전기를 무제한 흐르게 하는 현상이다. 따라서 오늘 날 초전도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 다만 초전도 현상은 일반적으로 절대온도(섭씨 영하 273도)에서 일어나고 있다. 현재 과학자들은 질소를 이용해 액체질소 액화점인 섭씨 영하 196도보다 약간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를 개발하고 있는 수준이다. 따라서 만약 상온과 같은 고온에서 초전도 현상을 실현하는 도체(導體)를 개발한다면 노벨상은 따놓은 당상이다. 노벨상 뿐만 아니라 특허를 내면 전 세계적인 갑부가 될 수도 있다. 필자는 사실 확인을 위해 즉시 이 분야 전문가인 S대학 L교수를 모시고 취재에 나섰다. L교수는 당시 K대 교수의 같은 과 출신 후배였다. 확인에 나선 L교수는 선배 교수 실험의 이상 징후를 밝혀냈다. 하마터면 전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될 뻔한 일이었던 것이다. 필자 역시 큰 오보(誤報)를 낼 뻔한 사례였다. 과학분야를 취재할 때 기자들의 가장 큰 애로점은 학자들의 실험 결과에 접근은 물론 즉시 검증해볼 수가 없다는 데 있다. 학자보다야 당연히 전문지식이 떨어지는 데다가 검증을 의뢰하더라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앞으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학자들의 연구 결과들을 일일이 검증한 후에 보도해야 한다면 사실 이 또한 큰 문제다. <2006.1.19>

2006-01-23

한인 과학계도 '황우석 후폭풍'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의 논문조작 파문 이후 미주 한인과학계에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13일 익명을 요구한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 관계자는 "유력 학술지들은 물론 대다수 학회보들이 이미 게재 결정을 내린 논문에 까지 실험노트를 요구하고 있다"며 '모욕'에 가까운 자료 제출 명령에 대한 압박감을 호소했다. 이는 한인 과학자가 논문에 제시한 데이터를 믿을 수 없다는 조치로 학술기관과 각 대학에서 한인 과학계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KSEA 관계자에 따르면 심지어 심사자들이 논문을 읽지도 않고 게재를 거절하는 경우도 있었다. 황교수 문제가 한인 과학기술계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는 지금까지의 기성 과학계 인사들의 발언들과는 크게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한인 과학계의 미래를 책임질 이공계 대학.대학원생들의 심리적 위축은 더 심각하다. 지난 6~8일 LA국제공항 인근 앰버시 스위트 호텔에서 열린 청년과학기술인 컨퍼런스(YGTLC) 참가자들은 "지난 연말 이후 황교수와 같은 한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연구 현장에서 스트레스를 상당히 받아왔다"며 "젊은 한인 과학도들끼리 만나서 이 문제를 놓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심리적인 스트레스는 물론 연구 과정 감독이 엄격해지거나 지연되는 등 현실적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펜실베이니아대 분자생물공학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오하나씨는 "요즘 황 교수 문제로 타인종 동료들이나 지도교수들을 의식하느라 심리적 영향이 상당하다"며 "한인 과학도들이 갖가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분위기가 연구 현장에 조성돼 있다"고 대학 실험실 주변 분위기를 전했다. 오씨는 그러나 이번 사태를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데이터를 조작한다거나 하는 일은 과학자가 금기시해야할 기본 중의 기본에 속하는 수칙"이라며 "이번일을 교훈 삼아 더욱 정직하게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며 그런 과정에서 한인 과학도들의 진가가 더 명확히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수 사태로 한인과학계의 위상 추락이 심각하게 염려되는 가운데 대다수 젊은 한인 과학도들은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위해 절치부심 노력하고 있다. 오종수 기자

2006-01-13

전 과기부 장관, '황우석 사태는 전문가 아닌 정부가 나선 탓'

-지난해에는 그야말로 과학계가 다사다난했다. 우선 황우석 교수 사태가 일어나게 된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나. "전문가가 아닌 한 시민으로서 말하겠다. 세상만사 삼라만상에는 진실(眞實)과 허위(虛僞)가 공존하게 마련이다. 우리의 과학기술이 '위(僞)'에 의해 '허(虛)'를 찔린 사건이라고 본다. 처음부터 대학이나 연구소의 전문가 집단에 기획관리를 맡겼더라면 이처럼 '위'가 '허'를 찌르지 못했을 것이다. 정부가 전면에 나섰기 때문에 '위'를 감지하고도 전문가들이 말을 하지 못했다. 정부에 도전하는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오류를 바로잡으려는 자정능력은 지식인 특유의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무시하고 관리들이 전면에 나서다 보니 무리수가 생긴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청와대에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이 신설되고 과학기술부 장관이 부총리로 격상되는 등 여러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이렇게 바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정부 지원에 '묻지마' 사태가 벌어졌다.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을 잘했어야 했다. 오케스트라는 지휘자나 구성원 모두가 전문가들이다. 같은 악보를 보며 역할 분담을 통해 화음이 이뤄진다. 구성원 각자의 기능과 역할은 다르지만 지휘자의 통솔을 통해 하나의 예술이 창조된다. 물론 피나는 연습을 필수로 한다. 과학연구도 이렇게 하는 것이다." -연구개발에 관련된 정부 관리들을 전문가로 채워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공무원을 전문가로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급한 것은 국가 연구 프로젝트를 관리할 과학기술자를 확보하는 일이다. 공무원은 조직의 경직성 때문에 능력 개발에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한번 결정하면 사업계획에 오류가 있어도 집행해야 하고 잦은 인사이동 때문에 전문성도 제고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는다. 반면 대학과 기업의 연구책임자는 계획에 차질이 생기거나 더 좋은 방안이 있으면 유연하게 보완 수정할 수 있다. 과거에 우리가 개발도상국이었을 때는 정부 관리가 대학과 기업의 인력보다 정보 및 관리 능력 면에서 우월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과학기술이 고도화하면 할수록 과학기술 연구 프로젝트는 전문가 집단에 맡겨야 한다. 우리의 현실에서 '전문가 집단을 믿을 수 있나'라는 반문도 나오겠지만 그들을 믿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발하고 실행하는 것이 바로 정부의 책무다." -CDMA 이동전화 개발사업은 정부가 기획하고 관리해서 잘된 경우다. 정부가 나서 성공한 사례가 아닌가. "그 사업은 내 인생의 6년을 바쳐 겨우 마무리한 사업이다. 잘되고 있는 사업을 내게 맡겼겠는가. 관리들은 사업을 맡긴 연구소의 실적보고를 매주 받는 등 일이 잘되는 듯했지만 갈수록 미심쩍어 결국 TDX사업을 책임진 내게 또 맡아달라고 했다. TDX사업 실적에 대해 거짓말로 보고한 경우도 있었다. 미지에 도전하는 연구개발에서 매주 실적보고를 하자니 책임자는 현장에 없고 연구실무자만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결과다." -이른바 융합의 시대다. 그런데 우리 정부기구는 과학을 놓고 보건복지부.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 등으로 찢어져 있다. "그것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최근 정부 조직 1부22성청을 1부12성청으로 줄이면서 과기청과 문부성을 문부과학성으로 통합하기도 했다. 128개 관방 및 국을 96개로 1200개의 과를 1000개로 줄였다. 행정개혁은 숫자놀음에 불과하다고 헐뜯는 소리도 들린다. 오죽하면 그런 고육지책을 썼는지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한국 과학계가 세계적으로 실력과 신뢰성 면에서 재신임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10년 쌓은 탑이 하루에 무너진다고 한다. 우리 과학계는 절차탁마를 통해 환골탈태해야 한다. 앞으로 생명에 관련된 연구를 하는 사람들은 그 대상이 인간인지 동물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윤리 및 국제관례를 숙지하고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정부는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투명한 지원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 우리 과학계에는 제대로 된 '게임의 법칙'이 없었다. 중앙선도 없고 표지판이나 신호등이 없는 고속도로를 질주해 온 셈이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몇 사람의 실수로 한국 과학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지만 회생불능이 될 만큼 우리의 과학기술 총역량은 취약하지 않다. 대학 특히 사립대가 많이 발전했고 기업에도 좋은 연구소가 늘었다. 이 깊은 상처를 아물게 하고 환부의 응어리를 제거해 재발하지 않도록 응급 치료를 하고 예방책을 내놓아야 한다." -학연과 지연에 따른 줄서기 등 과학계의 고질적인 병폐도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 병폐는 선진국에도 있다. 이와 함께 우려되는 병폐는 연구비를 골고루 나눠쓰자는 병폐다. 과학기술을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개개인의 기량은 우수하지만 국제적인 감각의 감독이 없다는 점이다. 히딩크 감독은 학연과 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선수를 선발 하나의 우수한 팀을 만들었다. 1990년대 초 방사성 가속기 건설을 위해 포항공대에 과기부가 예산을 배정한 일이 있다. 고도의 신뢰성을 요구하는 연구시설은 포철과 같은 경영능력이 뒷받침되는 대학이라야 하기 때문이었다. 대학이 연구에 탁월하려면 연구실무자의 학문적 우월성은 물론 연구개발 책임자의 관리능력과 대학의 연구지원제도 등 환경이 정비돼야 한다." -황 교수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희망은 여전히 과학기술에서 찾아야 한다고들 입을 모은다. "48년 우리나라는 달구지 경제의 나라였다. 미국의 잉여농산물 원조가 없으면 굶게 마련이었다. 당시 미 군정 차관은 한국의 미래를 비관했다. 과학기술을 이해하고 국가의 산업을 일으킬 만한 인재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높은 교육열로 과학기술을 발전시켰고 차세대 성장동력 또한 과학기술에서 찾으려 한다. 그러나 최근의 불상사로 과학기술에 대한 회의론이 싹틀까 우려된다. 지금 과학기술계는 자정능력을 발휘하며 새로운 '룰'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하는데 서로 상처만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정부나 국민의 과학기술에 대한 열정이 식어서는 안 된다. 과학 만능 풍조도 문제지만 윤리를 위장한 반(反) 과학 풍조 또한 경계해야 한다. 뼈를 깎는 노력 없이는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없다. 대학과 연구소마다 선진국의 연구관리 시스템을 본받아 우리 실정에 맞도록 보완해야 한다. 황 교수 사태는 분명히 불행한 일이지만 쉽게 흥분했다 쉽게 망각하는 우리의 병폐를 바로잡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서정욱 전 과학기술부 장관은 고희를 넘긴 나이(72세)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 이사장과 전자무역추진위원회 위원장 전자거래협회 회장 산업기술발전심의회 위원장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걸어온 이력 또한 화려하다. 국방과학연구소장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 SK텔레콤 사장 과학기술부 장관 등을 지냈다. 서 전 장관은 '전(全)전자 교환기(TDX)의 대부'로 불린다. 국방과학연구소장에서 한국통신 TDX 개발단장에 임명된 서 전 장관은 1986년 3월 TDX-1의 첫 상용 서비스에 성공 이후 '1가구 1 전화 시대'를 열었다. 그의 추진력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의 세계 첫 상용화에서 빛을 발휘했다. 그는 이동통신 기술개발 사업관리단을 구성한 지 2년6개월 만인 96년 1월 세계 어디서도 검증받지 않은 CDMA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2006-01-12

황우석 교수 대국민사과성명 발표

맞춤형줄기세포 `바꿔치기'ㆍ원천기술 보유 거듭 주장 처녀생식 가능성 부정.."미즈메디 배양 부분 책임져야" 서울대 조사 사실상 불복.."제1저자로서 국민에 사과" 황우석 교수는 12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논문조작에 대해 제1저자로서 모든 책임을 지고 사과했다. 황 교수는 또 연구원의 난자제공과 금전제공 난자사용에 대해서도 시인했다. 하지만 줄기세포 바꿔치기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 내용을 대부분 반박했다. 논문 조작 지시 여부에 대해서도 "연구 내용을 받아보기만 했을 뿐 총체적으로 파악한 바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6개월 정도 시간을 주면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를 재연할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또 2004년 논문의 1번 줄기세포가 처녀생식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에 대해서도 기술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서울대 연구팀이 배반포를 100여개나 수립했는데도 확인된 줄기세포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배반포 수립이후 배양과 DNA 검사 등의 과정을 책임진 박종혁, 김선종 연구원 등 미즈메디병원측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미즈메디병원 연구원들이 바꿔치기를 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황 교수는 "배양이 안됐다면 안됐다고 하면 될 것인데, 대한민국을 수치로 몰아놓고 큰 파문을 불러일으킨 행위를 왜 했는지 정말 모르겠다"며 "다만 가설을 그려본다면, 이 분들은 혹시 복제 배반포에서 유도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자체 내 자존심의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교수는 김선종 연구원이 2005년 논문의 제2저자를 요구했고, 노성일 이사장은 교신저자의 지위를 원했다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2004년 논문의 1번 줄기세포와 관련해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단성생식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발표한데 대해 "어느 연구소도 처녀생식 줄기세포를 수립한 일이 없을 정도로 어려운 일"이라며 "처녀생식을 유도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황 교수는 "2004년 논문 제출 당시 유영준 전 서울대 연구원과 박종혁 연구원이 DNA검사를 실시해 단성생식이 아니라 복제 줄기세포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박종혁 연구원이나 유영준 연구원 등이 나와 강성근 교수를 완전히 속이고 조작 자료를 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또 "유영준 연구원이 자신의 부인이 이유진 연구원의 진술을 근거로 단성생식을 주장했는데, 이유진 연구원은 난자를 다룰 기술이 없었고, 제1극체를 난자에 주입한다는 것은 기술적 측면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핵이식 기술은 미국 피츠버그대 섀튼 박사의 원숭이 배아복제 연구를 박을순 연구원이 가서 도와줄 정도로 서울대 연구팀이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배반포 수립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뉴캐슬 대학의 머독 교수도 우리에게 연구 자문을 받았다며 뉴캐슬 대학의 배반포 수립 기술은 우리와 비교되지 못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복제 배반포는 우리 연구팀 자체만이라도, 국내외 있는 동일 기술 보유한 다른 연구팀과 공동으로 협동연구가 이뤄졌다면 비록 몇 개에 불과할 지 모르지만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후회가 든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번 파문의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며 하지만 체세포 복제 기술을 포함한 배반포 생성 기술은 모든 애정을 기울여 한평생 이뤄왔던 대한민국의 기술이기에 다른 연구팀에게 넘겨서라도 반드시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또 논문 조작 지시 여부와 관련해 "모든 사안에 대해 꼼꼼히 챙겨오지 못했으며, 대개 어떤 파트에서 일을 하면 그 내용을 받아보기만 했고 총체적으로 파악한 바가 없었다"며 부인했다. 2천여개의 난자가 공급됐다는 것도 서울대 조사결과를 받아보고 나서야 알았다고 황 교수는 말했다. 황 교수는 "논문 조작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며 "2004년 논문에서 분명한 것은 줄기세포로 테라토마까지 만든 것은 사실이며 테라토마 사진 한장이 실제 테라토마 사진과 다르다고 조작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황 교수는 "2005년 논문도 데이터를 부풀린 것은 인정하고 책임을 그대로 다 지겠다"며 하지만 "난자만 제대고 공급되면 6개월 정도면 우리 연구팀만으로도 맞춤형 줄기세포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연구 재연의 기회를 요구했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를 배양해 본 경험이 없었고 배양과정에 대한 중간단계의 진실성을 진단할 만큼 안목이 없었다"며 "그 사람이 '진실된 사람이다'라고 믿으면 그 양반이 하는 얘기와 결과는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성격적 단점이 화를 불렀다"고 책임을 전가했다. 황 교수는 기자회견장에 같이 나온 서울대 연구원들에 대해 "대한민국의 소중한 인재들이고 재산"이라며 "모든 화살은 저 한 사람에 몰아주시고 이분들은 일할 수 있는 터전과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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